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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재림

Introduction

정말 운이 좋게도 인재림이라는 장학프로그램에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. 디지스트에서 항상 공대생 친구들과 지내다 보니 견해가 갇혀 있다는 스스로의 불만이 있었는데,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. 인재를 지원하고자 하는 재단의 목적성에 맞게, 함께하게 된 친구들 또한 하나같이 개성 있고 자신만의 생각과 목적성이 뚜렷했다. 기존의 내 주변에서는 찾기 힘들었던 집단에 소속되어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.

About the Program

인재림은 한국고등교육재단(KFAS)에서 운영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, 나는 4기로 참여했다. 한 해 동안 AI 강연, Brain Booster 강연, Conflict Resolution 워크샵 등 다양한 세션에 참여했고, ‘사회적 가치 창출’을 목표로 팀원들과 design thinking project를 진행했다.

Lectures & Insights

사실 인재림에 지원하던 시기는 내 열정의 목적성과 방향성에 확신이 서지 않아 슬럼프를 겪던 때였다. 이 시기에 각자의 목표와 가치관, 신념을 바탕으로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시는 훌륭한 연사님들의 강연은 큰 도움이 되었다. 단순한 강의가 아니라 연사님들이 특정 상황에서 가졌던 마음가짐과 행동을 직접 들려주시는 방식이어서, 내 상황에 이입되어 더 인상 깊게 다가왔다.

가장 인상 깊었고 지금도 마음속에 새기고 있는 내용은 두 가지다. 첫 번째는 리벨리온 박성현 대표님의 강연에서 들은 “하방을 설정하고 나서, 더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었다”라는 말씀이다. 겁이 많아서 더 높은 목표를 갖는 것이 무리일까 종종 생각하던 나에게, 용기와 일관된 방향성을 가질 수 있게 해준 구절이다.

두 번째는 팀프로젝트 지도교수님이신 이동환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책 『Where Good Ideas Come From』에 나오는 ‘인접가능성(adjacent possible)’이라는 개념이다. 기존에 알고 있던 개념이나 방법론을 새로운 영역에 적용해 혁신이 만들어지는 다양한 예시가 제시되는데, 연구자로서 새로운 주제를 탐색할 때 반드시 곱씹어야 할 관점이라고 생각한다. 나 역시 앞으로 연구 주제를 정의할 때, 내가 가진 도구와 인접한 영역의 문제를 의식적으로 탐색해보려 한다. 슬럼프 속에서 시작한 한 해였지만, 이 두 가지 관점 덕분에 ‘하방을 정해두면 도전은 두려운 것이 아니다’라는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다시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.

Design Thinking Project: 잇다 (EAT:DA)

우리 팀의 design thinking project는 대학가 소상공인의 잉여 음식과 재정적 부담을 느끼는 대학생을 연결하는 플랫폼이었다. 앱 이름은 잇다(EAT:DA)로, ‘(음식을) 버려지지 않도록 다 먹는다’는 의미와 ‘대학가 소상공인과 대학생을 잇는다’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. 주제 설정부터 실제 검증까지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. 프로젝트가 만들어낼 추가적인 여파에 대한 논의처럼, 공대생으로서 평소 놓치고 있던 관점과 사고과정을 이 프로젝트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.

팀 내 유일한 컴퓨터공학 전공자로서, 앱의 기획부터 개발, 스토어 배포까지 전 과정을 주도했다. 일과 병행하는 프로젝트였기에 AI 코딩 도구를 적극 활용해 개발 속도를 끌어올렸고, 약 4개월 만에 Flutter 기반으로 웹, iOS, Android를 모두 지원하는 크로스플랫폼 앱을 완성했다. 기술적으로 아주 깊은 스택을 쓴 프로젝트는 아니었지만, 서비스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직접 설계하고 구현했다. 개발 외적으로도 사장님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전조사 과정에도 함께했다.

Distributed for Appstore Main Page

Validation & Results

앱을 완성한 뒤 실제 검증을 위해 소상공인 사장님들과 소비자를 확보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. 개발에 시간을 많이 쏟은 나보다 다른 팀원들이 이 과정에 더 많은 힘을 들여주었는데, 매장을 방문하면 낯선 사람을 꺼려하실 뿐만 아니라 이제 막 출시된 서비스를 선뜻 사용하려 하지 않으셨다. 그럼에도 이 과정을 이겨내고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.

  • 참여 매장: 신촌 3곳, 안암 3곳 (총 6곳)
  • 누적 사용자: 32명
  • 누적 거래: 54건 규모는 소소하지만, 사람들이 크게 주목하지 않던 곳에서 실제 거래가 일어나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뿌듯하게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. 다만 프로젝트 종료 후 지속적인 운영과 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려워, App Store와 Play Store에 등록까지 마쳤던 앱은 현재 내린 상태다.

Closing

최태원 회장님과의 식사까지, 일 년 내내 즐겁고 감사한 경험의 연속이었다. 인재림에서의 한 해는 단순히 장학 혜택을 받은 시간이 아니라, 슬럼프 속에서 방향을 다시 잡고, 공학 바깥의 시선으로 문제를 정의하고, 작게나마 세상에 실제로 동작하는 무언가를 내놓아본 시간이었다. 여기서 얻은 ‘하방 설정’과 ‘인접가능성’이라는 두 관점은 앞으로의 연구와 도전에서도 계속 꺼내 쓰게 될 것 같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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